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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산책]탄소복합재료로 우주산업시대를 연다 (전자신문 기사) 유호석 2017.10.19 48
[과학산책]탄소복합재료로 우주산업시대를 연다

역사의 시대 구분은 인류가 어떤 소재를 사용해 도구를 만들고 생활했는지를 기준으로 석기, 청동기, 철기 등으로 나뉜다. 소재 변화는 인류 삶의 방식과 형태를 변화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근대사회 전까지 인류가 사용한 소재는 금속, 세라믹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 중에 개발된 나일론6을 시작, 최근에는 다양한 석유화학을 기반으로 하는 유기고분자 소재가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쓰이고 있다. 현대 사회는 기존의 소재에 만족하지 않고 신사업 창출에 필수인 새로운 물성을 띠는 신소재 출현을 열망하고 있다. 

소재 분야에서 기존 소재의 물성을 뛰어넘어 새로운 물성에 대한 요구에 부응하는 소재가 `복합소재`다. 복합소재는 기존 소재인 금속, 세라믹, 유기고분자를 2종 이상 복합해 이들 소재보다 우수한 물성을 띠게 된다. 다양한 복합소재 가운데 탄소섬유나 탄소나노튜브 등 나노카본을 이용하는 `탄소복합소재`가 가장 우수한 전기 및 기계 물성을 나타낸다. 새로운 소재 기술 개발은 새 시장 창출과 직결되기 때문에 곧 한 나라의 산업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탄소복합 재료에 사용되는 탄소 소재 가운데 뛰어난 전기·기계 물성을 구현할 수 있는 소재는 현재까지 탄소섬유가 가장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으로 관련 시장은 매우 빠른 속도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탄소섬유 외에 구조용 복합 재료에 사용될 수 있는 강력한 후보 소재는 1990년대에 발견된 탄소나노튜브라는 물질이다. 강철의 6분의 1 무게에 불과하지만 100배 이상으로 강하다. 기존 금속 물질에 비해 1000배 이상 전류를 흘릴 수 있다. 탄소섬유나 탄소나노튜브를 기반으로 한 탄소복합 재료는 기존 산업의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항공기나 자동차에 사용되는 강철 등을 탄소복합 재료로 대체해 사용하면 기존 무게의 절반 이상을 감량한다. 항속거리 증대와 연비 증가 등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경량화로 환경오염 물질 배출, 특히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소시킬 수 있다. 현재 전 세계가 기후변화 및 지구 온난화에 관심을 두고 있다. 각국이 이산화탄소2배출을 규제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탄소복합소재의 사용은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은 자동차 산업이 국가 주요 전략 산업에 해당하는 만큼 더욱 탄소복합소재의 적용이 시급한 상황이다.

자동차 산업뿐만 아니라 우주 산업에서도 탄소복합 재료의 초경량·고강도 특성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우주개발 분야는 머지않은 미래에 도래할 전 지구 차원의 문제 해결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분야다. 예를 들어 우주 태양광 시설 설치로 영구성 청정 에너지 공급 또는 조만간 포화 상태에 이르는 고준위 방사능 폐기물 처리 등을 들 수 있다.

연구개발(R&D)에도 미국은 인류의 화성 탐사를 위한 차세대 발사 시스템, 오리온 우주선, 국제우주정거장 지원 등 항공우주국(NASA)이 2017년도 예산으로 약 22조7000억원을 신청한 상태다. 일본은 국가 R&D뿐만 아니라 민간 건설회사 오바야시구미가 2050년을 목표로 총 연장 9만6000㎞에 이르는 우주 엘리베이터의 건설 의지를 밝혔다. 건설 개발 소재로서 탄소나노튜브 복합 재료를 반드시 필요한 소재로 지목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미국이나 일본보다 우주 개발을 위한 지원이나 관심이 매우 부족하다. 올해 들어 미래창조과학부가 NASA와 우주 기술 관련 협약을 체결하며 우주 산업을 국가 신성장 동력으로 선포하고 75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하는 등 발 빠른 대처를 하고 있다. 다만 우주와 같은 극한 환경에서 견딜 수 있는 새로운 탄소복합소재의 개발이 우주 개발 핵심 사항이지만 이와 관련된 국내 연구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국민과 정부, 기업의 관심이 더욱 절실하다. 또 상대국과의 협력 협상 테이블에서 우리가 내놓을 수 있는 카드로 고성능 탄소복합 재료를 국가전략 차원에서 개발해 확보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우주 산업에 적합한 소재는 오바야시구미가 지적한 대로 탄소섬유복합 재료보다는 나노탄소복합 재료가 더 적합하다. 이미 NASA는 이 소재 개발에 많은 재원을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개발에 성공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런 소재는 나라마다 전략 물자로 규제하고 있어서 사실상 수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반드시 자체 개발이 필요하다. 소재 개발 특성상 개발 기간 또한 많이 소요돼 국가 우주개발 전략을 수립할 때 우주 환경에서 사용 가능한 소재 개발 전략을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 

우리나라가 초경량·고강도 탄소복합 재료 개발을 성공으로 이끌어 인류의 새로운 미래인 우주산업 분야에서 글로벌 선진국으로 앞서 나가는 대한민국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김준경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전북분원장, jkkim@kist.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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